나의 하루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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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된 지우개
어머니가 손주에게 지우개를 하나 건네주셨다. 집에 와서 지우개 쓰는 걸 보니, “오잉? 이거 아빠가 초등학교때 쓰던거야!!!!~” “진짜?” 우리 딸아이가 놀란 듯 쳐다본다. 어머니는 내가 쓰던 필기구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계셨다. 초등학교때 지우개에 글씨를 쓰고 칼로 파서 도장을 만들었었는데 아직 찍어본 적이 없어서 형광펜으로 얼른 칠해서 찍어보았다. YRREM ???? ㅋㅋㅋㅋㅋㅋ 딸아이와 나는 한참 웃었다. 도장은 반대로 파야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나보다. MERRY를 판걸 보니, 메리크리스마스를 앞둔 초등학교 어느 겨울이었을 것이고, 알파벳을 쓸 줄 알게된 것을 보니 5학년 이후인 것 같다. 30년 가까이 된 지우개를 마주하니, 지나간 세월이 아무렇지않게 무심하게도 멀쩡하게도 제 기능을 다하는 지..
2023.05.25 -
짝 안 맞는 젓가락
밥을 다 먹은 우리 와이프. 가만 보니 젓가락이 이상했다. “젓가락이 짝이 다르네? 몰랐어?ㅎㅎ“ ”응 몰랐어 ㅋㅋ“ 짝도 안 맞고 키도 조금 다른 젓가락인데 밥을 다 먹도록 몰랐다는 건 서로 다름이 티가 안날 정도로 둘의 호흡이 좋았나보다. 마치 부부의 모습이 이와 같은 것 같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짝을 이뤄 인생이라는 덩그러니 놓여진 길을 같은 목표를 향해 호흡을 맞춰 나가는 것. 이 젓가락은 버려지지만 않는다면 평생토록 호흡을 맞춰 누군가의 식사를 맛나게 도와줄 것이다. 마치 서로 다른 둘이 만나 가정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호흡을 맞춰 최선을 다해 살아가듯이. 2023.05 당신과는 천천히
2023.05.25 -
여름이니까
맥심 아이스커피 노래를 아십니까? 여름이니까~~ 콩~ 국수~ 여름엔 콩~ 국수~ 어렸을땐 한입도 먹지 못했는데, 군대 갔다오고 여름에 휴가 나왔을때 갑자기 먹고 싶어졌던, 이제는 국물까지 남김 없이 다 먹는, 어머니 알타리에 콩국수는 꿀맛이다. 여름아 반갑다. 2023.05 당신과는 천천히
2023.05.25 -
미니멀리즘, 비우기, 버리기 2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 곤도 마리에 - 넷플릭스의 '미니멀리즘' 다큐를 보고 난 후 집에서 무엇을 버릴까를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그 중 아이의 방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정리 수납 전문가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고 이야기했다. 물건에 대해 설레는 감정은 물건이 배달되어 온 직후부터 서서히 사그라들어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어떤 추억이나 처음이라는 의미가 들어가면 그 물건에 애틋한 감정이 들어가게되는 것 같다. 아이의 방을 정리하면서 그런 물건들이 나왔다. 처음 아이에게 만들어줬던 모빌이라던가, 내가 처음 사준 인형, 선물로 사준 책 등등. 그렇지 않은 것들은 최대한 정리하기로 했다. 우선 물건들을 모두 꺼내어 보았다. 이 물건들 중 남겨야 할 물건, 아직은 설레는 물..
2022.08.15 -
미니멀리즘, 비우기, 버리기
넷플릭스를 통해서 "미니멀리즘: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두 청년이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행복을 찾고 변화된 삶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그들과 함께 동참해가는 사람들의 삶이 또한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짤막한 다큐였다. 두 청년 중 한명의 주인공이 이야기 한다. "모든 것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됐어요." "모든 것을 간소화하면 삶이 어떻게 개선될까요?" "물건으로 자신의 공허감을 메꾼다." "버는 속도보다 소비하는 속도가 빠르다." "물건을 사는 것으로 나의 행복을 성취하려한다." "무언가를 찾아다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다큐의 내용들이 지금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상황에 많이 와 닿았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문 앞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세상, 많은 것들을..
2022.08.08 -
말을 잘하고 싶다면,,,
듣는 것이 먼저라고 한다. 경청. 경청이란 사전적의미로 귀 기울여듣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 앞에 서면 무언가 그 사람이 커보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만약에 다음날 그 사람이 무엇을 말했는가?를 떠올릴때 그 내용이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말을 잘하는 듯 보인 것일 수 있다. 진짜 말을 잘 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를 경청해야 한다고 한다. 들음에서 앎이 나오듯 앎이 생겨야 말할 수 있는 컨텐츠가 생기듯.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진짜 상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핵심을 알아채고 질문 혹은 답변 속에 상대방이 말하려던 것이 무엇인지를 더 잘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때로 상대방이 말을 할때 내가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자 준비하고 있..
202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