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지우개
어머니가 손주에게 지우개를 하나 건네주셨다. 집에 와서 지우개 쓰는 걸 보니, “오잉? 이거 아빠가 초등학교때 쓰던거야!!!!~” “진짜?” 우리 딸아이가 놀란 듯 쳐다본다. 어머니는 내가 쓰던 필기구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계셨다. 초등학교때 지우개에 글씨를 쓰고 칼로 파서 도장을 만들었었는데 아직 찍어본 적이 없어서 형광펜으로 얼른 칠해서 찍어보았다. YRREM ???? ㅋㅋㅋㅋㅋㅋ 딸아이와 나는 한참 웃었다. 도장은 반대로 파야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나보다. MERRY를 판걸 보니, 메리크리스마스를 앞둔 초등학교 어느 겨울이었을 것이고, 알파벳을 쓸 줄 알게된 것을 보니 5학년 이후인 것 같다. 30년 가까이 된 지우개를 마주하니, 지나간 세월이 아무렇지않게 무심하게도 멀쩡하게도 제 기능을 다하는 지..
2023.05.25